서른통 by 김남준


어느 날 문득 책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간단한 안부를 묻자마자 느낫없이 주소를 부르라고. 그런 후 몇일 뒤 나에게는 작은 선물 하나가 도착했다. 


이 친구는 알았던 것이다. 책 선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일반적으로 다른 선물보다 더 좋아한다는 사실도. 특히 신앙서적은 주변에서 추천하는 책 또는 신앙서적으로 어느 정도 리스트가 없는 작가가 아니면 읽지 않는 나에게는 더욱 값진 선물이기도 하다.  

이 책은 책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30대 크리스찬 미혼자들에게 전하는 '결혼과 직장'에 대한 조언이다. 이제 내 나이 서른 초반, 책을 접할 때 문득 내 생각이 났다고 한다. 하긴 이 나이가 미혼이든 기혼이든 '결혼과 직장'이라는 주제를 벗어나긴 힘든 나이이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도, 특히나 어른들을 마주칠 때에는 항상 묻는 이야기 주제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결혼과 직장'이다. 


서른 즈음의 아픔(痛)에 관한 서른 즈음 청년들과의 소통(通)
결혼과 직장 때문에 고달픈 그리스도인들과 통한 이야기

아는 것과 사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 젊은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김남준 목사의 메시지와 격려
“세상살이가 버겁고 사랑이 두려운 그대들이여! 마음을 정하라!”

무한경쟁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느라 삶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망각하고 심중의 중심도 잃어버린 고달픈 젊은 그리스도인들의 고민에 대한 김남준 목사님 식의 해답서가 출간되었다. 한때 청춘들을 위로하는 힐링 에세이 내지는 성공을 위한 자기계발서들이 쏟아져 나오기는 했으나, 교회 안에 있는 젊은 그리스도인에게는 세상의 시선으로 포괄적으로 풀어 놓은 답모음들이 공허하기만 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교단이나 탁상에서 짚어 주는 교과서적 이론이나 높은 강대 위에서 들려주는 천편일률적인 외침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청년들의 사정을 깊이 헤아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의 고통을 나누어 안으며 “이럴 때는 이렇게 하는 것이 신앙으로 사는 삶일 거야.” 하고 가르쳐 주는 자상하고도 현실적인 도움말과 권고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김남준 목사님의 신간 『서른통』은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청년들의 고충과 방황을 교회가 보듬어 안고 신앙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주고자 기획된 ‘열린교회의 청년들’과 ‘김남준 담임목사’와의 대담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과제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취업’과 ‘결혼’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뻔한 충고가 아니라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 주고 막힌 곳을 뻥 뚫어 주는 정확하고도 진지한 조언을 만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집필된 도서이다. 
그동안 출간된 저자의 책들이 성경을 중심으로 신앙의 본질을 심도 있게 풀어 가는 것이었다면, 이 책은 특정한 성경 구절이나 신앙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30대를 포함한 중장년층이 고민할 만한 직업과 결혼의 문제 전반을 고루 훑어 준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저자가 이끌어 온 깊이 있는 사유에 익숙해진 독자에게는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청년들과 나눈 지극히 구체적인 질문과 답변들 속에서 고개가 끄덕여지고 혼란스럽던 생각들이 정리되고 나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기 전에 독자들은 깨달을 것이다. 그 모든 문제의 중심에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제대로 의지하지 못했던, 어리석고 추루하고 오만한 자신이 있음을. 지금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엄청난 신학적 깨달음이 아니라 생활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하나님의 말씀과 합치되는 실제의 삶임을. 
이 책은 이처럼 ‘직장’과 ‘결혼’이라는, 30대의 발등에 떨어진 두 가지 불의 해결 방법과 과정을 안내하고 있기는 하지만, 신앙과 삶은 분리된 것이 아니기에, 한편으로는 김남준 목사의 그 어느 책보다 더 신앙의 중요성과 경건의 비밀과 은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삶과 괴리된 피상적인 신앙을 갖기 쉬운 청년들에게 알고 믿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것이 나뉘지 않는 통합적 삶이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최고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표지 문안 발췌)
내 나이 서른에 나누고 싶은 삶의 힘든 이야기들 
여전히 우리 모두는 삶에 서툽니다. 삶의 작은 국면들을 보면 모순도 보이고 불의가 승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폭력이 사랑을 이기는 것 같기도 하고, 자본이 인권을 잠식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의 불순종이 하나님의 일을 그르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더 큰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께서는 결코 거기에 영향받지 않는 분이심을 알게 됩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모순처럼 보이는 것들까지 사용하셔서 결국은 자기의 뜻을 이루어 가는 분이십니다. 그렇기에 진짜 희망은 우리의 마음에서부터 일어나는 하나님을 향한 의존에서 시작됩니다. 

아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
지난해, 교회의 서른 즈음의 젊은이 30여 명과 3번에 걸쳐 좌담회를 가졌습니다. 그들은 모두 진실하게 신앙 생활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고 있는 젊은이들이었습니다만, 현실의 생활에서 결혼, 가정, 직장, 육아, 사회 정의, 인간관계 등의 문제로 고민하며 혼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설교 시간에 미처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편안한 분위기에서 들려주었습니다. 그들과의 격의 없는 대화는 저에게도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실제적인 고민들과 마주하며 저는 다시 한번 아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를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은 그때 젊은이들의 질문에 제가 답변한 내용들을 풀어낸 것입니다. 독자에 따라 어쩌면 충분한 답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삶의 현장에서 믿는 것과 아는 것, 아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에서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원론적인 정답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답이라고 생각하였기에, 그들이 당장 자신의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답을 제시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은 서른 즈음의 젊은 형제 자매들뿐만 아니라, 시집가고 장가가서 아이를 낳아 기르며 직장 생활하는 모든 장년 교인들에게도 와 닿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야기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며 앎과 삶의 괴리에서 고민하는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격려와 도전이 되기를 바랍니다. _ 저자 서문 중에서

때마침 이 책을 만난 시기는 이직을 준비하는 때였다. 서울과 꽤 많은 차이가 나는 지방의 조건 및 환경 때문에 내 마음은 매우 혼잡해있을 시기였다. 오라는 곳의 제안들은 터무니 없이 낮아보이고, 서울에서 누렸던 조건들을 충족시키자니 지방에서는 무리인 듯 했다. 그래서 그런걸까 읽을 당시에는 나에게 결혼보다는 직장에 대한 부분을 더 집중하여 읽었었다. 그리고 지금의 직장을 다닐 결심을 더욱 굳이게 하였다. -물론 이 책 때문에 다닐 결심을 한 것은 아니다. 낮은 조건의 직장도 감사하며 다니자라고 결정하였지만 이 책으로 인해 그 결심을 굳건히 할 수 있었던 것 - 



직장을 다니면서 이후 결혼에 대한 부분을 읽었다. 결혼에 대한 내용들도 나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고민해보았을만한 부분들을 이야기 한다. 물론 결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내용들 일 수 있지만, 그래도 30대에 접한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고 특히나 미혼자라면 한번쯤은 읽어보고 고민해보아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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