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대전에서 제일 큰 서점이라는 대전 복합터미널에 있는 영풍문고를 처음으로 간 날, 왠만해서는 이제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는데 내 손에 잡힌 책이 있었다. 바로 미즈키 아키코의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이다. 

왜 끌렸을까. 사실 의문이기도 하다. 모두다 사실 알고 있는 뻔한 이야기들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내용들이 들어가 있는 것이 자기계발서가 아닌가. 그래도 몇 장 넘겨보며 '기회가 되면 한 번 읽지 뭐' 하면서 넘겼던 책이 내 손에 들어왔다.

 

성공한 사람들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공간, 퍼스트클래스
초특급 자산가들이 세상을 내편으로 만드는 성공 애티튜드
밀착 객실 서비스 16년, 1등석 전담 스튜어디스가 발견한 3%의 성공 습관

비행기 300석 중 9석, 전체 좌석 중 3%로 성공한 사람 중에도 극히 소수만 탄다는 국제선 퍼스트클래스. 이코노미석의 최소 5배 이상의 운임을 내는 이들 3%의 승객들에겐 작지만 성공을 만드는 비밀 습관이 있었다. 16년 동안 일본 항공사와 외국 항공사를 넘나들며 국제선 1등석 객실을 담당한 전직 스튜어디스 미즈키 아키코가 퍼스트클래스 승객을 밀착 서비스하며, 특히 자신의 힘으로 기업을 이뤄 성공을 거둔 사람들만의 공통된 습관을 찾아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에서 밝혔다. 퍼스트클래스 승객들만의 행동과 성공 습관을 오랜 시간 관찰해 펴낸 이 책은 일본에서 150만 부를 돌파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천년이 넘은 글에 귀중한 아이디어가 많다”, 퍼스트클래스 승객들의 지식경영법 
입국서류 작성으로 분주한 시간, 다들 승무원에게 펜을 빌리느라 바쁘지만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는 일이 없었다. 무엇이든 기록하는 습관 때문에 품안에 반드시 자신만의 필기구를 지니고 다녔기 때문이다.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신문을 보지 않는다? 이미 자택에서, 늦어도 라운지에서 신문이 나오는 즉시 읽기 때문이다. 누가 먼저 정보를 쥐느냐가 비즈니스 정글에서 사업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에 신문과 같은 정보지는 발간되는 즉시 게걸스럽게 습득했다. “천년이 넘은 글에 귀중한 아이디어가 많았다”며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8권의 책을 독파하는 사람부터 경영자들만의 독특한 메모습관까지, 스튜어디스로 활약하며 짧게는 2시간부터 길게는 20시간 넘는 비행시간 동안 보고 듣고 밀착 서비스한 성공한 사람들만의 디테일한 지식경영 습관을 공개한다.
세상을 내편으로 만든 3%의 소통 기술
초특급 성공의 기저에는 소통의 성공이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퍼스트클래스 승객들은 ‘말하기와 듣기’의 달인이었다. 엔진 소리로 시끄러운 기내에서도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명료한 목소리로 한 번에 알아듣게 말해 의사 전달에 혼선을 빚는 일이 없었다. ‘발성 훈련’을 통해 얻은 신뢰감 있는 목소리와 ‘예고하며 말하기’ 등의 그들만의 화법으로 많은 사람들을 내편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전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경영자들이 배우는 발성훈련법과 말하기 기술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 ‘듣기’에 있어서는 ‘톱니바퀴 기술’과 ‘따라하기 기술’, ‘완충어구’ 사용 등을 통해 상대방과의 소통을 유연하게 이끎으로써 좋은 관계 구축과 양질의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성공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진다. 타인과의 원활한 관계가 비즈니스의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이 성공한 사람들이 늘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성공 비밀이었다. 

퍼스트클래스에 타는 사람은 누구일까?

하늘을 나는 스위트룸, 퍼스트클래스는 이코노미석 가격에 비해 최대 20배까지 차이가 난다. 이렇게 고가인 좌석을 고집하는 그들만의 이유는 무엇일까? 한겨울에도 바깥을 나갈 일이 없어 코트가 필요없다며 너스레를 떠는 금융자산 10억 엔 이상의 초부유층의 세계를 공개한다. 최고의 진미가 나오는 기내식도 마다하고 소박한 식단을 선호하는 승객들, 카메라나 비단잉어 등 자신만의 취미에 몰두하는 이유, 아침시간 활용하는 법,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아내를 존중하는 이유, 그들의 돈 쓰는 방법 등 초특급 자산가들의 남다르지만 이유 있는 생활 습관을 밝힌다. 또 16년 동안의 승무원생활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회사를 운영하는 저자의 기업 경영 이야기도 공개해 3%의 습관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도 상세히 설명한다.

사실 이 책의 내용도 어렵지 않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다들 알만한 뻔한 이야기들. 하지만 지키는 사람들은 그닥 많지 않는 이야기들을 엮어 내었다. 그래도 이렇게 한번씩 읽으면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겠지. 동기부여가 될 만한 이야기들, 내게 부족한 부분들을 접어가면서 보다보니 사실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부분들이 접혀져 있었다. 헛.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부분은 확인용 메모. 메모는 충분히 한다. 회의할 때도, 상사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나에게 분배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꼼꼼히 메모한다. 하지만 한번도 확인용 메모를 드려본 적은 없었다. 그냥 내 스스로 알아서 해석하고 분석해서 처리했을 뿐. 확인용 메모는 일을 확실하게 하는 한가지 방법 중에 하나임을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을 읽고나서 되도록이면 머리쓰는 일은 아침에 하려고 하고 있다. 광고대행사 이노버즈도 회사 전체가 오전에는 그 누구와도 회의나 미팅은 하지 않고 오로지 크리에이티브한 일들을 처리한 후 오후에 클라이언트나 다른 미팅들을 한다고 한다. 하다보니 오후에는 종종 흐름이 끊기던 일들이 오전에 집중적으로 처리할 수 있겠구나 새삼 느끼고 있다.

그 외의 뻔할 수 있는 이야기들 구석을 접어두었지만 지금 나의 현실에는 필요한 직언들을 찝어두었다. 이렇게 가끔 한번쯤은 자기계발서도 도움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는 것만큼 편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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