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작가와 박경찬 연출의 연극 가족의 왈츠


휴가 시즌 오랜만에 서울에 다녀왔다. 서울에 있었으면 시간이 날 때 마다 연극과 뮤지컬을 보러 다녔을텐데.. 지방으로 내려오니 여유는 좀 더 생겼다만 이런 문화 생활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하여 휴가라 하여도 다른 주말과 다름없는 날이었지만 '그래도 휴가니까'라는 이유로 연극을 보고 왔다.

자주보러 다닐때에는 무엇을 볼까 고민도 하기 전에 보아야할 작품들이 수두룩했는데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관심을 줄이다 보니 오랜만에 보아야할 공연이 어떤게 좋을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 와중에 선택하게 된 '가족의 왈츠'.

막 개봉된 영화 해무가 본래는 희극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직 해무를 보지는 못했지만 들었던 시놉시스의 이야기로 추측해보았지만 그 해무가 연극으로 어떻게 표현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이 사람의 또다른 작품인 가족의 왈츠가 매우 궁금해졌다. 


작품설명

2014년 화제의 영화 <해무> 원작, 희곡작가 김민정과 뮤지컬 <미드나잇 블루> 연출 박경찬이 만났다!연극 <가족왈츠>, <십년 후>, <나! 여기 있어>, <해무> 등 비극적 사건의 실화에서 소재를 얻어, 묵직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뚝심 있는 작가 김민정! 뮤지컬 <미드나잇 블루>에서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고 현실감 있게 그려내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경찬 연출! 둘이 손을 맞잡고 추는 춤 <가족의 왈츠>, 앙상블이 기대된다.

2004 국립극장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작

2004 국립극장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작 <가족왈츠>는 국립극장에서 초연 이후, 그 해 10월 연우 소극장에서 공연되어 그 독특한 구성과 깔끔한 작품스타일로 관객과 평단에 호평 받은 작품으로, 대학로 극장동국에서 한 층 더 정교하고 섬세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특별히 이번 <가족의 왈츠는> 8, 9월 캐스팅을 다르게 함으로써 같은 작품이지만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무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현실과 과거, 추억과 환상이 교차되며 시간과 공간이 혼재하는 겹의 형식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수라는 '나'로 시작하여 '나'로 끝나는 이야기로 36년간 비워져 있던 빈 집에 돌아온 인수의 기억을 더듬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가족이라는 의미에 대해 되묻고 있다. 

연극 <가족의 왈츠>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보이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과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인수라는 '나'로 시작하여 '나'로 끝나는 이야기로 길지 않은 세월 36년, 서로를 돌아보지 않고 외면한 채 보낸 그 긴 시간을 보낸 가족의 재회, 내내 도망쳐 왔지만 피할 수 없는 직면의 순간을 마주한 인수의 기억을 더듬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가족이라는 의미에 대해 되묻고 있다. 

연극 <가족의 왈츠>는 한 가족의 슬픈 이야기를 때로는 경쾌하고, 때로는 그로테스크하게 변주된 왈츠의 선율을 따라 보게 해주는 공연이다. 왈츠의 세 박자 선율을 쫓아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떠올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줄거리

18년간의 수감생활을 한 아버지가 휴가를 받았다. 귀휴 나온 아버지는 곧 저 문을 열고 들어올 것이다. 어머니는 방문을 닫아 건다.  “아직 만날 준비가 안됐어. 네 아버지는 내게 없는 사람이야.” 계단을 오르는 아버지의 발자국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홀로 남은 인수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출연진


이 연극은 절대 친절하지 않다. 뭐.. 그래서 더 마음에 드는 공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연극의 스토리 끈을 잘 잡고 극을 보다보면 극의 흐름과 연출에 감탄을 자하는 공연이다.  

이 공연은 또한 시작하기 전부터 나에게 수많은 의문을 가지게 하였다. 왜 그리 아내는 남편에 비해 젊은 것일까. 왜 아들은 아내보다 더 나이들어보일까. 왜 제목은 가족의 왈츠인 것일까. 왜 왜왜왜왜. 중간까지도 이해되지 않던 부분들이 극이 끝나자 이해가 되었다.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게 하는 공연이기도 하다. 

연극 첫 장면은 오랜만에 다시 만난 한 부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너무 오랜만에 만난 부부의 일상. 그런 일상일 줄 알았는데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이 장면은 사실 그 내용의 결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런 부분들의 반전이 이 연극에는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 



가족들이 모인 따뜻한 저녁 한끼가 꿈이었던 가장. 남편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하며 표현하지 못하지만 갈구했던 아내. 그리고 어리고 어렸던 아들. 사소한 오해가 비극을 만들고, 저만치 묻혀졌던 진실이 고개를 드는 순간, 이 극의 정점을 찍는다. 

아버지가 빈집에 혼자 들어오는 장면과 아들이 빈집에 혼자 앉아있는 장면은 아직도 내 머리속에 남아 맴맴돈다. 같은 장면같지만 절대 같을 수 없는 장면. 같은 쓸쓸함일 듯 하지만 절대 같은 감정을 전달하지 않는다. 조명과 연기, 그 조합만으로도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다니, 참으로 놀랍다. 사람만을 보고 산 사람들의 인생이란 그렇게도 허망한 것이 아닐까. 

가벼운 연극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잘 짜여진 극본의 연극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찾아가 보아도 괜찮을 공연이다.



그런데.. 과연 그 아들은 잘 극복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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